별 생각 없이 웃어 넘겼던 것들이, 조금씩 사실적으로 느껴질 때.
나이를 먹었다는 것을 체감하는 것 같다.
어린 시절, '나와는 전혀 관계 없는 일'로만 생각했던 일들.
에이 설마, 내가 백수가 되겠어?
나는 '멋진 어른'이 될 텐데 뭘.
나한테는 저런 일들이 일어나지 않을거야.
에휴 불쌍해라.
원치 않는 일을, 먹고 살려고 강제로 한다고?
나는 자아실현을 하고 말테야
그냥 왠지, 나는 탄탄대로만을 걷을 것 같다고 믿어왔다. 그리고 마주한 현실의 벽은 꽤나 높았고 지금도 고전중이다.
과거의 패기를 빌려오고 싶다.
하지만 아직도 정신을 덜 차린 것 같기도 하다.
잘 보이고 싶은 사람 앞에서 내 자랑을 늘어놓는 것을 보면 말이다.
예전에는 전혀 이해가지 않았던 어른들의 속마음을 이제서야 알 것만 같다.
각자 나름대로 최선을 다한 결과일 뿐인데,
너무 가혹한 현실이라는 생각도 든다.
그런 의미에서, 유튜버 이과장님의 웹드라마 '좋좋소'는 단맛과 쓴맛을 모두 남긴다.
(참고로 '좋소'는 중소기업을 비하하는 'ㅈ소기업'의 다른 표현인 것 같다.)
친구의 추천으로 별 관심없이 1화를 눌렀는데, 어느새 업로드 된 모든 영상을 보게 되었다.
리얼리티가 살아 있는 드라마를 참 좋아하는데 좋좋소는 딱 내 취향이였다.
대기업 면접에서 떨어진 '충범'이 한 중소기업에 취직 후 일어나는 일을 담은 드라마이다.
센스있는 나레이션과 출연자들의 연기가 마음에 들었다.
연봉 2500으로 구인 공고를 내 놓고, 자연스레 2300으로 근로계약서를 작성한다거나.
회사의 복지로 '냉장고가 있다'는 것을 꼽는다거나.
알고 보니 사장의 조카가 나의 사수였다거나.
씁쓸한 웃음을 지으면서 본 것 같다.
분명 정말 웃긴데, 막 웃을 수 없단 말이지.
댓글을 보아하니 많은 이들이 재미와 안타까움을 동시에 느끼는 것 같았다.
여기저기서'노력하지 않은 네가 잘못이다'라는 말을 찾아볼 수 있었다.
중소기업에 간 것은 네가 부족하기 때문이며,노력했으면 대기업에 입사해서 높은 연봉을 받았을 것이다는 뜻이다.
하지만 대한민국 기업의 85%가 중소기업이라고 한다.
아무리 노력해도 상위 15%를 제외한 인원이 중소기업을 선택해야만 한다면,
이를 단순히 개인의 탓으로 돌리는 것은 문제라고 생각한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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